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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중년 남성들을 찍은 적이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웃는 것이 어색한 사람들이니 카메라앞에서 어떠했는지는 충분히 짐작이 갈 것이다.

그런데 사진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족스러워하며 사진 잘 찍는다고 추켜세웠다.
경험도 없고 특별한 기술도 없는 나로서는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한참이 지나 즐겁게 사진찍는 나를 보고 그 이유를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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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취미로 시작할 때 사진은 나 혼자 즐거운 일이었다.
멋지게 찍힌 풍경 사진을 보며 즐거워했고 SNS에 올린 사진에 누군가가 칭찬 댓글을 달아주면 꽤나 즐거워했다. 이런 즐거움이 몇 배로 커진 것은 사진의 목적이 사회공헌 도구로 바뀌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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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은 사진을 보물이라 말씀하시면서 사진이 담긴 CD를 앉고 가는 장애아 부모를 보며,

자신의 모습이 담긴 액자를 받으며 즐거워하는 장애인을 보며,

주름살과 검버섯이 지워진 장수사진을 보며 즐거워하시는 어르신을 보며,


환하게 웃는 가족사진을 받고 즐거워하는 캄보디아, 필리핀, 네팔, 미얀마 사람들을 보며 몇 배 더 즐겁다.

그리고 그 즐거움을 알기에 찍는 순간이 즐겁다.
 
"당신의 사진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그것은 충분히 다가가지 못한 것이다”
로버트 카파라는 종군 사진기자의 유명한 말이다.


여기서 “다가가는 것”은 물리적으로 피사체에 가까이 가서 촬영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그 피사체가 사람이라면 단순히 물리적으로 다가서는 것만으로는 만족스러운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즐거운 마음으로 다가가서 소통을 하고 촬영한 사진이어야 만족스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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