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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옛날 사진을 찾을 일이 있어 이동디스크를 뒤지던 중 10년전 첫 봉사 사진을 발견했다.

사진 배운지 1년 남짓 되었을 때, 좋은 뜻만 앞세워 시작한 봉사이기에 초보사진가의 실수가 여러 사진에서 보인다. 그 당시 이런 서투른 실력으로 사진봉사가 가능한 이유는 비싼 전문 사진가를 부를 만큼 비영리기관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사진봉사의 수요는 필름대신 디지털카메라가 대세를 이루는 변화속에서 탄생한 많은 아마추어 사진가들로 메꿔졌다.
잘 맞을 것 같던 사진봉사의 수요와 공급이 깨지기 시작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봉사하는 분들의 마음은 순수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아름다운 마음으로 사진봉사를 나오는 분들을 만나면 반갑다.

하지만 몇차례의 경험으로 불안해지는 순간도 있다.
가끔이지만 일명 똑딱이라는 자동카메라를 손에 들고 오는 분들이 있다. 어떤 분들은 행사촬영경험은 한 번도 없지만 좋은 카메라를 샀고 조금은 배웠으니 좋은 일 하겠다는 마음으로 나온다.
행사를 주관하는 기관의 담당자는 사진 봉사자를 구했으니 사진은 믿고 행사진행에만 몰두한다. 행사 후 기관 담당자는 홍보용 사진은 고사하고 보고서에 쓸 만한 사진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기관 담당자는 행사진행과 사진촬영을 병행하는 버거운 상황을 감당하기로 한다.

이것이 사진자원봉사의 수요와 공급이 깨지는 과정이었다.자원봉사센터나 포탈사이트를 통하여 자원봉사자를 찾는 많은 요청 중 사진촬영 봉사자를 찾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문제의 해답은 사진봉사를 재능기부로 보는데서 찾아야한다.
사진을 보는 눈높이가 높아졌고 모금이나 홍보를 위해  사진의 활용도가 높아진만큼  사진 봉사는 초보 사진가가 아닌 '사진재능'이 있는 사람의 몫이다.

돌이켜보면 사진 봉사를 시작한 이후 사진재능을 익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인터넷에서 얻은 지식은 잘 정리되어 컴퓨터에 저장되고, 익힌 지식이 몸에 배도록 수많은 연습촬영을 했다.
조명을 배웠던 선생님을 졸라 함께 사진봉사를 하며 그의 재능과 경험을 전수받기도 했다.

이런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어 사진이 직업인 사람끼리 매달 사진리뷰를 하고 있다. 더 나아가 나의 재능을 좋은 마음을 가진 분들에게 전달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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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좋아하고 현장에서 활용하고 싶은 사회복지사들을 모아 나의 모든 지식과 경험을 공유했고 사진을 좋아하고 좋은 뜻을 가진 시니어들을 모아 3개월 이상 거의 매일 현장촬영실습과 사진리뷰를 했다.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는지 재능을 전수받은 사회복지사들은 자기 기관에서 활용뿐만 아니라 휴가 중 다른 기관에서 사진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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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후반전을 사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시니어 제자들은 바라봄의 현장과 봉사요청 기관에서 자신의 재능을 나누고 있다.

사진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고 그런 내 예쁜 마음이 다치지 않으려면 사진봉사가 아닌 사진재능기부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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